홉른15 [홉른/국홉] Le Prince et Ses Fleur #07 [완결] by Impulse 나는 오랜간의 여행을 마치고 나의 별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도착했을 때, 나의 꽃은 내가 선물해 준 귀마개를 하고 신경질이 잔뜩 난 화산을 달래가며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지, 무척 곤란한 듯 정신이 없어보였죠. 나는 그런 그에게 등을 진 채로 나의 별을 반대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 겁 많은 그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오랜만에 마주하는 그의 얼굴을 멀리서부터 천천히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다가가는 나를 그가 다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거든요. 나는 걷고, 걷고, 또 걷습니다. 걷고 있는 나의 머리 위로, 수 많은 사람들의 별들이 제각각의 모양을 하고 지나칩니다. 그 중에는 .. 2020. 12. 28. [홉른/진홉/국홉] Le Prince et Ses Fleur #06 by Impulse 비행기가 고장이 난지도 어느덧 엿새나 지났습니다. 그 날의 나는 꽤나 피로하고 예민해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먹을 것과 마실 것에 걱정이 덜어진 것은 사실이었지만, 언제까지고 이 사막에 갖혀있을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여지껏 고쳐지지 않는 비행기의 고장 원인을 아직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나의 신경을 무척 곤두서게 만들었습니다. 비행기를 고치고 있는 나의 옆에 앉아 정국은 고민이 무척 많아 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꽃을 무척 그리워하며 자신의 별에 돌아가고 싶어하면서도, 동시에 그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 하기도 했습니다. "나의 꽃이 내 사과를 받아줄까요? 나는 너무 오랫동안이나 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어요." "당연히 받아주겠지. 걱정할 필요 없어.. 2020. 12. 25. [홉른/민홉/국홉] Le Prince et Ses Fleur #05 by Impulse 정국은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정국은 그의 꽃이 없었던 때로 돌아간 것 처럼 조용해져버린 이 별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정국은 자신의 꽃에게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나는 떠날거야." 뒤돌아 앉은 채 고개를 숙인 꽃은 오늘도 말이 없었습니다. 그런 그의 침묵이 정국의 마음을 따끔따끔하게 찌르는 것 같았죠. 그래서 그를 위해 준비한 귀마개를 그의 목에 가만히 걸어주었습니다. "이제 화산이 터져도 놀라지 말아. ...갈게." 떠난다는 인사를 마쳤음에도 어째서인지 정국의 발은 마치 바오밥 나무의 뿌리라도 된 것 처럼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이 별을 박차고 뛰어오르기만 하면 되었는데도 말이죠. 무엇이 그의 발을 그렇게 만들어 버린.. 2020. 12. 22. [홉른/뷔홉/국홉] Le Prince et Ses Fleur #03 by Impulse 매일같이 씨앗을 바라보던 정국은 너무나도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꽃에게 점차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씨앗에게 무언가 나쁜 일이 생긴걸까 불안한 마음도 들었죠. 그래서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씨앗에게 노크했습니다. -똑똑 "어서 나와. 나는 네가 궁금해." "......왜 맨날 쳐다보는거야, 부끄럽게!" 씨앗으로부터 들려온 예상 외의 대답에 정국은 놀라고 말았습니다. 자신은 그저 궁금해서 매일매일 바라본 것 뿐인데 그것이 씨앗 속의 꽃에게는 실례가 되는 줄은 몰랐거든요. "네가 싫어할 줄은 몰랐어." "...싫은 건 아냐. 부끄럽단 말야." "왜 부끄러운데?" "...나는 옷이 없으니까. 그런데 너는 나를 자꾸 쳐다보잖아, 나갈 수도 없게..." 정국은 씨앗 속의.. 2020. 11. 18. [홉른/랩홉/국홉] Le Prince et Ses Fleur #02 by Impulse 어느날, 화산을 청소하고 커피나무에 물을 주던 정국은 무척 커다란 씨앗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때껏 자신의 별에서 본 적이 없는 그 씨앗이 정국은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그 씨앗 속에는 어떤 꽃이 숨어있을까. 정국은 씨앗을 햇볕이 잘 드는 곳으로 옮기고, 잘 말린 별똥별 가루를 뿌려두었습니다. 씨앗이 추워할 것 같아서 밤에는 뭉개 구름에서 떼어낸 솜뭉치로 이불을 만들어 주었고, 목이 마르면 안되니 무지개로부터 떨어진 물방울들을 모아 씨앗을 적셔주었습니다. 매일 매일을 그렇게 정성을 들여 씨앗을 돌보는 것이 정국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에게 모습을 드러낼 꽃의 모습을 상상하며 흐뭇해지고 벅차올랐습니다. 마음이 몸보다 가벼워져 작은 바람에도 날아가 버릴.. 2020. 11. 13. [국홉] 사랑을 주세요 #10 [완결] by Impulse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거야.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어린왕자 中-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정국이 종종, 틈만 나면 생각하는 문장이다. 성인과 어른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정국은 알고 있었다. 자신은 성인이지만 어른은 아니기에. 술을 마실 수 있는 것도, 운전을 할 수 있는 것도, 투표를 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이 성인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단순히 그것이 정국을 어른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몇 주 전 지민과 호석을 중심으로 멤버들 간의 회의가 열렸다. 내용은 정국이 자꾸 호석의 침대에서 낑겨 자는 것에 대한 의견 차이로 그 둘은 ..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9 by Impulse "형님~ 요즘 많이 지쳐보이십니다~? 어디 제가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 원체 좋은 체력이라 본디 스케쥴이나 연습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공사다망하게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늦게까지 제 방으로 돌아오지 않던 지민이 칼 같이 방으로 돌아와 호석의 이것 저것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밖에서는 세상 사람들에게 다 보라는 듯 정국을 한 시라도 떼어 놓지 않고 지내다가도 집에만 돌아오면 사람이 바뀐 듯 방에 틀어박혀 저랑만 노닥거리는 요즘의 지민이 꽤나 신경 쓰이는 호석이었다. "어 지민아. 니 요즘 방에 일찍 들어온다? 정국이는 어쩌고?" "정국이 뭐 자기 방에 잘 있겠죠. ...아니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뭐 맨날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 줄 알겠네. 형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8 by Impulse 어떡하지. 최근 호석이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문장이다. 요 며칠간, 정확히는 지난번 정국이 호석을 자는 중에 찾아온 이후부터 호석은 정국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나름 티를 안내려고 무척이나 노력은 했으나 자타공인 생각하는 것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것으로 유명한 호석이기에 아마도 정국은 알음알음 그것을 간파했을 것이라 호석은 확신했다. 단적인 예로 평소보다 은근슬쩍 호석을 더 챙기려 들고 붙어오는 것이 그 증거였다. 호석은 양손에 제 얼굴을 파뭍었다. 며칠 전 정국이 스치고 지나간 모든 부분들이 열이 나듯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호석의 세계는 마치 거꾸로 뒤집힌 것 처럼 불안하고 어지러우며 혼란스러웠다. 낯설은 그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호석은 계속해서 도망치고 또 회피했..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7 by Impulse [며느리] 어머니 저... [시어머니] (얼굴에 물을 뿌리며) 네가 감히... 내 아들을 넘봐...?! ---딸깍 [해설자] (NA) 어미 고양이가 뒤쫓아오는 새끼를 자신의 영역 밖으로 매섭게 쫓아냅니다. 이는 성묘가 되기 위한 과정임과 동시에, 영역 안에서의 개체들 간의 사냥감 확보를 위한 생존 경쟁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청소년기를 지난 고양이는 어미와 떨어져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딸깍 [순이] (흐느끼며) 가! 꺼져!! 나 너 싫으니까 꺼지라고!! ---딸깍 ♬한참을 그대에게 겁이 날만큼 미쳤었지♬ ♬그런 내 모습 이제는 후회할지 몰라♬ "...............드릅게 재미없네..." 제 침대에 모로 누워 심드렁한 표정을 하고 한참 동안 리모콘을 이리저리 ..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6 by Impulse 누나 있는 집안의 막내인 호석은 늘 동생이 있기를 바랐었다. 형제간의 우애는 좋은 편이었으나, 종종 누나의 등살에 치여 이래저래 시달리거나 할 때면 동생인 것이 억울해, 만약 자기에게 동생이 있다면 정말 잘 해줄 수 있을텐데 하며 이런저런 망상을 펼쳤던 때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남동생을 특히 꿈꿨다. 여자 형제는 이미 있으니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던가. 부모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보통은 얻지 못할 그 남동생들을 데뷔하게 된 그룹 안에서 셋이나 거느리게 되었을 때의 호석의 기쁨을 어찌 표현할 수 있으랴. 누군가가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 아니냐는 소리를 할 만큼 호석은 정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동생들에게 애정을 쏟아부었다. 어렸을 땐 뒤에서 껴안아 이리저리 들고 옮길..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5 by Impulse - 형님~ 요즘 많이 지쳐보이십니다~? 어디 제가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 - 어 지민아. 니 요즘 방에 일찍 들어온다? 정국이는 어쩌고? - 정국이 뭐 자기 방에 잘 있겠죠. ...아니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뭐 맨날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 줄 알겠네. 형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더 일찍 일찍 다녀야겠네. - 그래 지민아. 좀 일찍 좀 들어와서 규칙적으로 자고 어? 그래야지. 너 그러다가 몸 상한다. - 아니 뭐... 그동안 일찍 오기 싫어서 그랬던건 아니고... 아 진짜 잔소리 좀 그만하고 빨리 엎드리기나 해요. ... - ...으으.... 아.... - 형님~ 기분 좋아보이십니다~? 여기? 여기가 좋은가? - 아...! 야 지민아 너 오늘 왜 이렇게 느끼하게 구냐? 낯설다 너? 윽..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4 by Impulse 요 며칠간 정국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혼란스러웠고 우울했고 억울했다. 누군가 그에게 왜 그렇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꽤나 많은 사례들을 종알종알 줄줄이 늘어놓을 테지만, 그 모든 사례들을 종합해서 추려내면 결국 '호석이 형 때문에' 라는 한 문장으로 귀결될 것이다. 정국은 최근 호석이 저와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처음 며칠은 그냥 잘 몰랐다. 막내즈끼리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니까. 원래 애들끼리 놀다 보면 배고픈 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법이지 않은가.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깨닫는 것이다. 뭔가 허전한데? 호석이 형 어딨지? 호석을 찾기 위해 주위를 휘휘 돌아보면 다른 형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거나 막내즈 끼리 노는 ..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3 by Impulse "무안 단물을 마시고 텔레파시가 통하게 되었어요!" 전정국 형제 (방탄소년단 막내 뿌잉뿌잉) 지난 날, 저는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도 못하는 수줍음 많은 소년이었어요. 늘 마음 속에 있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어버버 거리다가 울어버리기 일쑤라서 정말 스트레스 였답니다. 온 소속사 직원들과 멤버들이 달려들어 고쳐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순간 무안 단물이 생각나서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마셨더니 며칠 가지 않아 입이 트이게 되고, 심지어 멤버 형들 중 하나는 텔레파시로 제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렐루야! 소위, 맛이 들렸다고도 한다. 호석의 침대에서 침대 주인의 거부를 묵살하고 제 맘대로 함께한 하룻밤이 정국에게는 그렇게도 꿀맛이었던지 그 뒤로도 자주 호석의 침..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2 by Impulse 미니 다큐: 신비한 방탄의 세계 -전정국 편 야생의 전정국이 물을 마시느라 방심하고 있는 정호석에게 접근하고 있군요. 목표물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야생의 전정국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늘도 정호석 사냥에 실패하게 되면 전정국은 또 다시 한동안 허기를 견디며 차디찬 겨울을 버텨야 할겁니다. 때 마침 두 마리의 구오즈가 무리 이동을 하며 우연히 전정국의 모습을 감춰주는군요. 완벽한 막내즈로서 모습을 위장한 전정국은 구오즈의 그림자에 숨어 순식간에 정호석에게로 접근하는데 성공합니다. 지쳐있는 정호석은 전정국의 접근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사냥은 무사히 성공할 것 같군요. 정국은 제 머리 속의 이미지대로 은근히 호석의 뒤로 다가가 허리에 팔을 두르고..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1 by Impulse 정국은 욕심이 많은 막둥이였다. 내것은 내것, 네것도 내것처럼 굴어서 한창 사춘기 때엔 형들에게 혼도 많이 나곤 했었다. 머리가 제법 큰 지금은 그것들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남을 위할 줄도 알게 되었으나, 가끔은 젖이 고픈 어린아이처럼 굴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특히 정국에게 있어 호석의 애정이란 그런 것이었다. 계속 갈구하게 만드는. 다른 아이에게 주는 동안 제 손가락이나 공갈 젖꼭지를 빨며 애써 허기를 달래야만 하는. 15살에 갓 상경했을 때의 정국이는 작고 귀여운 막내였고, 호석은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해서 자꾸 만지고 싶어했고, 틈만 나면 부둥부둥 껴안고 싶어했고, 달겨들어 부비부비 쓰다듬고 싶어했다. 그것은 막내라인 셋 모두 해당하는 것이긴 했으나 자기가 치대는.. 2020. 4.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