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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물11

[국홉] Diamonds #01 by Impulse "...호비형, 나 머리가..." "...엉?" "나 머리가, 와... 씨, 감당이 안된다. 또 버섯 됐어." 핸드폰을 보던 호석이 눈을 들어 저를 부른 곳을 올려다보면, 거울 너머의 정국이 저 혼자 머리를 묶다 말고 산발이 된 채로 호석의 시선을 마주쳐온다. 눈에는 장난끼가 잔뜩 담긴 채 저 좀 봐달라고, 저한테 관심 좀 달라고 그렇게. "어매... 너 머리 어떻하고 싶어서 그러냐." "나, 머리 어깨까지 길러보고 싶어서." "감당이 안되면 잘라." 정국의 바람에 대한 대꾸가 호석의 입에서 나오기보다 먼저, 호석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마찬가지로 핸드폰을 보고 있던 석진이 낚아채듯 그렇게 불쑥 대답을 한다. "아이, 난 더 길러보고 싶다니까?" "그럼 길러." 특유의 돌발적으로 툭툭 .. 2021. 2. 28.
[국홉] 사랑을 주세요 #10 [완결] by Impulse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거야.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어린왕자 中-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정국이 종종, 틈만 나면 생각하는 문장이다. 성인과 어른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정국은 알고 있었다. 자신은 성인이지만 어른은 아니기에. 술을 마실 수 있는 것도, 운전을 할 수 있는 것도, 투표를 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이 성인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단순히 그것이 정국을 어른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몇 주 전 지민과 호석을 중심으로 멤버들 간의 회의가 열렸다. 내용은 정국이 자꾸 호석의 침대에서 낑겨 자는 것에 대한 의견 차이로 그 둘은 ..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9 by Impulse "형님~ 요즘 많이 지쳐보이십니다~? 어디 제가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 원체 좋은 체력이라 본디 스케쥴이나 연습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공사다망하게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늦게까지 제 방으로 돌아오지 않던 지민이 칼 같이 방으로 돌아와 호석의 이것 저것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밖에서는 세상 사람들에게 다 보라는 듯 정국을 한 시라도 떼어 놓지 않고 지내다가도 집에만 돌아오면 사람이 바뀐 듯 방에 틀어박혀 저랑만 노닥거리는 요즘의 지민이 꽤나 신경 쓰이는 호석이었다. "어 지민아. 니 요즘 방에 일찍 들어온다? 정국이는 어쩌고?" "정국이 뭐 자기 방에 잘 있겠죠. ...아니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뭐 맨날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 줄 알겠네. 형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8 by Impulse 어떡하지. 최근 호석이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문장이다. 요 며칠간, 정확히는 지난번 정국이 호석을 자는 중에 찾아온 이후부터 호석은 정국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나름 티를 안내려고 무척이나 노력은 했으나 자타공인 생각하는 것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것으로 유명한 호석이기에 아마도 정국은 알음알음 그것을 간파했을 것이라 호석은 확신했다. 단적인 예로 평소보다 은근슬쩍 호석을 더 챙기려 들고 붙어오는 것이 그 증거였다. 호석은 양손에 제 얼굴을 파뭍었다. 며칠 전 정국이 스치고 지나간 모든 부분들이 열이 나듯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호석의 세계는 마치 거꾸로 뒤집힌 것 처럼 불안하고 어지러우며 혼란스러웠다. 낯설은 그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호석은 계속해서 도망치고 또 회피했..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7 by Impulse [며느리] 어머니 저... [시어머니] (얼굴에 물을 뿌리며) 네가 감히... 내 아들을 넘봐...?! ---딸깍 [해설자] (NA) 어미 고양이가 뒤쫓아오는 새끼를 자신의 영역 밖으로 매섭게 쫓아냅니다. 이는 성묘가 되기 위한 과정임과 동시에, 영역 안에서의 개체들 간의 사냥감 확보를 위한 생존 경쟁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청소년기를 지난 고양이는 어미와 떨어져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딸깍 [순이] (흐느끼며) 가! 꺼져!! 나 너 싫으니까 꺼지라고!! ---딸깍 ♬한참을 그대에게 겁이 날만큼 미쳤었지♬ ♬그런 내 모습 이제는 후회할지 몰라♬ "...............드릅게 재미없네..." 제 침대에 모로 누워 심드렁한 표정을 하고 한참 동안 리모콘을 이리저리 ..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6 by Impulse 누나 있는 집안의 막내인 호석은 늘 동생이 있기를 바랐었다. 형제간의 우애는 좋은 편이었으나, 종종 누나의 등살에 치여 이래저래 시달리거나 할 때면 동생인 것이 억울해, 만약 자기에게 동생이 있다면 정말 잘 해줄 수 있을텐데 하며 이런저런 망상을 펼쳤던 때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남동생을 특히 꿈꿨다. 여자 형제는 이미 있으니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던가. 부모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보통은 얻지 못할 그 남동생들을 데뷔하게 된 그룹 안에서 셋이나 거느리게 되었을 때의 호석의 기쁨을 어찌 표현할 수 있으랴. 누군가가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 아니냐는 소리를 할 만큼 호석은 정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동생들에게 애정을 쏟아부었다. 어렸을 땐 뒤에서 껴안아 이리저리 들고 옮길..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5 by Impulse - 형님~ 요즘 많이 지쳐보이십니다~? 어디 제가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 - 어 지민아. 니 요즘 방에 일찍 들어온다? 정국이는 어쩌고? - 정국이 뭐 자기 방에 잘 있겠죠. ...아니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뭐 맨날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 줄 알겠네. 형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더 일찍 일찍 다녀야겠네. - 그래 지민아. 좀 일찍 좀 들어와서 규칙적으로 자고 어? 그래야지. 너 그러다가 몸 상한다. - 아니 뭐... 그동안 일찍 오기 싫어서 그랬던건 아니고... 아 진짜 잔소리 좀 그만하고 빨리 엎드리기나 해요. ... - ...으으.... 아.... - 형님~ 기분 좋아보이십니다~? 여기? 여기가 좋은가? - 아...! 야 지민아 너 오늘 왜 이렇게 느끼하게 구냐? 낯설다 너? 윽..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4 by Impulse 요 며칠간 정국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혼란스러웠고 우울했고 억울했다. 누군가 그에게 왜 그렇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꽤나 많은 사례들을 종알종알 줄줄이 늘어놓을 테지만, 그 모든 사례들을 종합해서 추려내면 결국 '호석이 형 때문에' 라는 한 문장으로 귀결될 것이다. 정국은 최근 호석이 저와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처음 며칠은 그냥 잘 몰랐다. 막내즈끼리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니까. 원래 애들끼리 놀다 보면 배고픈 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법이지 않은가.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깨닫는 것이다. 뭔가 허전한데? 호석이 형 어딨지? 호석을 찾기 위해 주위를 휘휘 돌아보면 다른 형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거나 막내즈 끼리 노는 ..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3 by Impulse "무안 단물을 마시고 텔레파시가 통하게 되었어요!" 전정국 형제 (방탄소년단 막내 뿌잉뿌잉) 지난 날, 저는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도 못하는 수줍음 많은 소년이었어요. 늘 마음 속에 있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어버버 거리다가 울어버리기 일쑤라서 정말 스트레스 였답니다. 온 소속사 직원들과 멤버들이 달려들어 고쳐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순간 무안 단물이 생각나서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마셨더니 며칠 가지 않아 입이 트이게 되고, 심지어 멤버 형들 중 하나는 텔레파시로 제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렐루야! 소위, 맛이 들렸다고도 한다. 호석의 침대에서 침대 주인의 거부를 묵살하고 제 맘대로 함께한 하룻밤이 정국에게는 그렇게도 꿀맛이었던지 그 뒤로도 자주 호석의 침..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2 by Impulse 미니 다큐: 신비한 방탄의 세계 -전정국 편 야생의 전정국이 물을 마시느라 방심하고 있는 정호석에게 접근하고 있군요. 목표물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야생의 전정국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늘도 정호석 사냥에 실패하게 되면 전정국은 또 다시 한동안 허기를 견디며 차디찬 겨울을 버텨야 할겁니다. 때 마침 두 마리의 구오즈가 무리 이동을 하며 우연히 전정국의 모습을 감춰주는군요. 완벽한 막내즈로서 모습을 위장한 전정국은 구오즈의 그림자에 숨어 순식간에 정호석에게로 접근하는데 성공합니다. 지쳐있는 정호석은 전정국의 접근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사냥은 무사히 성공할 것 같군요. 정국은 제 머리 속의 이미지대로 은근히 호석의 뒤로 다가가 허리에 팔을 두르고.. 2020. 4. 27.
[국홉/홉른] 사랑을 주세요 #01 by Impulse 정국은 욕심이 많은 막둥이였다. 내것은 내것, 네것도 내것처럼 굴어서 한창 사춘기 때엔 형들에게 혼도 많이 나곤 했었다. 머리가 제법 큰 지금은 그것들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남을 위할 줄도 알게 되었으나, 가끔은 젖이 고픈 어린아이처럼 굴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특히 정국에게 있어 호석의 애정이란 그런 것이었다. 계속 갈구하게 만드는. 다른 아이에게 주는 동안 제 손가락이나 공갈 젖꼭지를 빨며 애써 허기를 달래야만 하는. 15살에 갓 상경했을 때의 정국이는 작고 귀여운 막내였고, 호석은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해서 자꾸 만지고 싶어했고, 틈만 나면 부둥부둥 껴안고 싶어했고, 달겨들어 부비부비 쓰다듬고 싶어했다. 그것은 막내라인 셋 모두 해당하는 것이긴 했으나 자기가 치대는.. 202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