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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 LOVE [완결]

SAVAGE LOVE - 후기

by 1mpulse 2021. 7. 31.

후... 후기를 너무 오랜만에 써서 약간 당혹스러운 기분...! 그러나 3편짜리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반성점이나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이 많았던 이야기이기에 부득불 후기를 남깁니다. 늘 그렇듯 저를 위해 쓰는 후기이니 만큼, 스킵해주셔도 무방한 글입니다.

 

 

 

[SAVAGE LOVE 는 이런 내용]

[의리로 넣는 이 이야기 속 국홉 이미지]

 

 

 

1.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그... 몹시 많이 답답하고 알기 힘든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여러가지 이유로 업데이트도 상당히 느렸고 아무튼 부족한 점이 많은 글이라고 스스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결까지 잊지 않고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로 큰 감사 드립니다. 하트토, 후원도, 댓글도 정말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냑깐 이야기가 원하는대로 풀린게 아니라서 괜한 마음에 읽어주신 분들께 좀 죄송시럽기도 하구... 하지만 덕분에 어떻게든 이렇게 끝까지 이야기를 써낼 수 있었습니다. 늘 감사해요!

 

 

 

2. 이 글의 계기와 구성

 

 

 

https://twitter.com/Impulse189/status/1311916566372651009?s=20

 

IMPULSE on Twitter

“새비지 럽 가사 아무리 봐도 내 눈엔 국홉임. 긍까... 시작은 슈홉이 사귀다가 권태기던 깨졌든 암튼 융기가 지쳐서 나가 떨어졌고, 호비는 그거 다시 잡으려고 정꾸를 이용한거임. 정꾸는 이

twitter.com

 

SAVAGE LOVE가 작년에 나왔을 때 혼자 주절거렸던 트윗에 이미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었다는... 물론 캐릭터의 성격이나 구성, 세세한 엔딩은 달라졌지만 기본적인 줄기는 저 트윗에서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쓴 이야기를 굳이 구체적인 글로 옮기는 일은 없다시피 한데, 이 이야기가 시리즈화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한참 자격증 시험 본다 어쩐다 하면서 네거티브 감성이 바닥을 뚫고 있을 때, 우연히 제가 쓴 저 트윗을 제가 읽게 된 것이 계기였습니다. 아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가 미친듯이 쓰고 싶더라고요... (그 땐 이렇게 될 줄 몰랐...)

 

상편 말미에도 쓰여있다시피, 이 이야기는 제 기준 피폐물입니다. 우울한 마이너스 감성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고, 산뜻한 레게 리듬에 비해 그 안에 담긴 가사는 아무리 봐도 사랑에 이용 당하는 한 인간의 절절하고도 자조적인 이야기 ㅋㅋㅋㅋㅋ 

 

문제는 중편 초중반을 쓸 즈음해서 시험을 합격해가지고... 저의 마이너스 감성이 거의 사라져 버린 것이 이 이야기의 큰 타격이 되어버렸다는 (더 이상 우울하지 않아!) ㅋㅋㅋㅋ 그래서 이야기의 허리 부분이 마음에 안드는 완성도로 발행되었고... 그 결과 어떻게든 완결은 내야겠고, 그런데 이야기는 뭔가 암튼 마음에 안들고... 그래서 내내 도망을 다니다가 겨우겨우 완결을 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아울러 이 이야기의 캐릭터들의 성격과 생각, 행동의 이유는 모두 이 곡의 각자 파트에 나오는 가사를 토대로 쓰여졌습니다. 

 

 

 

3. 반성점 (GOGOOMA)

 

[진짜 저만 만족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냥 읽지 않으셔도 괜찮을 내용입니다.]

 

사실 말이 3편짜리지, 한 편 당 길이가 만 2~3천자를 오갔기 때문에, 기실 그 내용을 따지자면 5~6편 짜리 이야기로 늘렸어도 될 법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할 걸 그랬다며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왜냐하면 한 편에 너무 많은 정보와 감정이 담겨 있었고, 읽는 사람이 그것들을 채 다 소화를 하기도 전에 이야기가 흘러가버려서 뭐가 어떻게 된건지 알기 힘든 느낌이 듭니다. 반대로, 더 자세히 풀었어야 할 내용이 축약되거나 뭉뚱그려진 부분이, 특히 윤기의 심정이 드러나는 장면이나 정국이와 호석이가 함께 있으며 감정이 오가는 부분들이 더 많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렇질 못해 아쉬움이 많습니다. 플롯을 잡을 땐 3편 안에 다 들어갈 줄 알았는데 (사실 그것도 2편으로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가 늘인 것) 3편으로도 모자라게 되었네요.

 

이야기가 이렇게 늘어나가 된 것의 가장 큰 이유는, 화자의 시점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대부분의 제 글들은 대체적으로 메인으로 포커스를 잡고 있는 캐릭터와는 어느 정도 심리적으로 분리가 되어 묘사하고 있습니다. 3인칭 시점을 가지고, 한 캐릭터의 심리와 상황을 중점적으로 묘사는 하고 있되, 그것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지켜보는 화법이 제게 편했던 듯 해요. 3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로 시선 이동도 자유로웠구요. 

 

그런데 이 이야기의 경우에는 제가 정말로 작정하고 쓴, 답답할 정도로 꽉 막힌 정국이 1인칭 시점으로만 쓰여진 글입니다. 굳이 1인칭 주인공 시점, 즉 정국이 시점으로 쓰여진 이유는 이 인물의 내부로 들어가 그가 겪는 심리적 상황을 더욱 비참하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러다보며 심리 묘사 부분이 대폭 늘어날 수 밖에 없고, 동시에 다른 인물의 생각을 묘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이야기체가 되어버렸다는 것... 동시에 이 우울한 청년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쓰는 저도 같이 우울해지고 그래서 내내 도망다니고 싶어졌다는 것...

 

그 결과 이야기의 분량은 늘어났는데, 실상 해야 할 이야기들은 잘려나갔고. 쓰기 힘드니까 나라는 인간은 자꾸 도망을 다녔고.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는 정국이의 시점을 통해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이기에 해명을 꼭 그 인물의 입이나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해야하다보니 많은 것들이 부족했고. 그 결과 이렇게 되고 말았다... 소재는 좋았던 것 같은데 내가 부족할 따름이었다... 안타깝다...

 

라는 것이 이 이야기를 다 쓰고 난 후의 총평입니다. 

 

 

4. 정국 (노답 1호기)

 

Every night and every day
I try to make you stay, but you're

Savage love
Did somebody Did somebody
Break your heart?

Lookin' like an angel
But you're savage love

When you kiss me
I know you don't give two f*cks
But I still want that..

Your savage love
Your savage la-la-love
Your savage la-la-love
You could use me
Cuz I still want that

 

 

정국이의 생각과 행동은 모두 정국이 파트의 가사를 토대로 아주 직관적으로 쓰여졌습니다. 그 결과...

[호구라 불리우는 것들]

 

제가 지금껏 쓴 글들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종류의 호구 정국이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히 두곽을 나타내는 호구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호구 중의 상호구! 대단하다! 축하해라! 박수를 쳐라!

 

아니 이쯤되면 호구가 아니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넘심) 어딘가 고장이 난 것 같고, 중독에 빠진 사람 같기도 해요. 헤어나고 싶은 것 같기는 한데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자기 연민에 빠져있기도 하고 자존감도 낮아져있고. 애증이라고 하기에는 호석이를 미워하지도 못하는 진짜 지긋지긋할 정도의 일편단심이라... 

 

이 캐릭터의 심리적 비참함을 닥닥 긁어내기 위한 상황을 만들고 몰아가면서도, 동시에 얘 이거 어떡하지... 현생가능? 얘 이러다 죽는거 아냐?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쓴 사람이 savage...)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거의 동네 축구공 같은 캐릭터... 그런데 자발적 축구공... 멘탈이 강한건지 약한건지 모를 사람...

 

이 이야기의 정국이에 대해서는 후기에서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본문에서 이미 드러날대로 다 드러난 캐릭터라 더 이상의 추가적인 설명이나 숨겨진 설정은 없습니다. 비련의 남주, 전정국... 크...

 

 

 

5. 윤기 (노답 2호기)

 

사랑이란 어쩌면 순간의 감정의 나열
조건이 다들 붙지 난 뭘 사랑하는가
영원이라는 말은 어쩌면 모래성
잔잔한 파도 앞에 힘없이 무너져

 

 

제게 있어 윤기의 이 가사는, 어느쪽이냐하면 이미 끝나가는, 혹은 끝난 사랑에 대한 관조적인 회의감이 담겨 있다고 해석되었습니다. 시소의 연장선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가 가진 심리에 대한 묘사를 중편 정국이를 옥상으로 불러내어 하는 말 중에 넣었다가, 이야기가 지지부진해지고 구구절절해져서 빼버렸는데... 그 내용을 이 후기에 같이 남깁니다. 항상 빼고 나서 후회하는 것 같다는...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영원할 줄 알았지. 그게 뭔지도 몰랐으면서 막연히 변하지 않을 줄 알았던거야."

그런 흔해 빠진 변명, 혹은 토로.그의 말대로 사랑이란 감정은 정말 그런걸까? 남들도 다들 그렇다던데 맺어진 적이 없는 나의 사랑은 마치 표본 속의 나비처럼 곱고 잔인하게 박제가 되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만 같기에. 그의 이야기는 내게 배부른 소리처럼도, 비겁한 변명처럼도, 또 동시에 경험자가 배푸는 조언처럼도 들렸다.

그의 입에서 호석과 함께 만들어낸 누누한 추억들이 흘러나오는 것을 나는 별로 듣고 싶지 않았다. 누가 보기에도 성향이 정반대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나는 관심이 없다. 그들이 어떠한 시간을 보내었고, 어떤 행복한 시간을 공유했으며, 어떤 소소한 다툼을 하고 화해를 했는지, 모두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민팀장이 그것들을 구구절절 나열하는 이유는 알 것 같았다. 그가 가졌던 사랑이란, 매 순간 호석을 향해 느꼈던 감정들이 차곡히 쌓여 빚어낸 마음의 형태였음을 말하고 싶은 것일테다.

"그런데 사람이란 것이 감정에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간사한 동물인지... 정국씨는 아는지 모르겠어."

문득, 수 없이 고백을 하고 수 없이 차여가며 아픔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져 버린 제 마음이 떠올랐다. 매번 겪는 아픔이다보니 이제는 좀 익숙해져서 괜찮다며 자조하는 나는 도대체 어디가 고장이 난걸까. 깊은 마음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우적 거리기만하는 자신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간사하기는커녕 우둔하기 그지 없는 사람일 것이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멍청하고 둔해빠진 나와는 달라서, 그래서 그 사랑이라는 감정에 무디어지고 감흥이 없어지는 시기에 '권태기' 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며 아주 흔한 현상인 것을 강조하고 싶었나보다. 스스로를 평범하고 시시한 사람이라 평하는 민팀장의 입에서 흘러나온 그 '권태기' 라는 놈은. 

매일매일 서로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같이 있기만 해도 마음에 찾아오던 즐거움은 어느새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익숙함이 되어버렸고. 상대방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의 생각을 곱씹던 배려들은 서서히 무뎌져 자신의 말과 생각이 옳다며 주장을 더하게 되었고. 매일 비슷비슷한 데이트, 매일 비슷비슷한 대화에 질려 서로간의 말수가 줄다보니 마주 앉아있는 시간 동안에는 다른 생각을 하는 일이 잦아졌고. 좋았던 기간 동안 정반대인 서로를 인정하며 조금씩 닮아가던 부분들 중에서도 결국 끝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남아버린 가장 본질적인 성향들은, 결국 툭하면 말다툼을 이끌어내는 매개체로 변질 되어 버리기까지. 까칠한 모래와 닮은 그런 뻔한 이야기.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

쓸데없는 정신적 마찰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피로감, 그리고 신경전과 말다툼 뒤에 생겨나는 죄책감들은 마치 파도치며 빠져나가는 썰물과도 같아서. 그것은 이제껏 그가 쌓아왔던 마음을 조금씩 마모시키고, 흐트러뜨리고, 결국 저 멀리 알 수 없는 곳으로 휩쓸고 가버렸다. 그렇게 빛나는 감정이 물살에 휩쓸려 빠져나가고 나면, 그 사이에 남는 것은 둘 사이의 빛바랜 시간과 지나가버린 추억 뿐. 더 이상 쌓이는 것은 없이 덩그러니 남아버린 마음의 퇴적층.

그는 말하길, 그 마지막 남은 그 한 줌 찌꺼기 같은 것들이 아까워 사람들은 쉬이 헤어지질 못하고 챗바퀴를 돈다고 했다. 헤어지고 나면 그것들은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한, 어쩌면 미래의 만날 누군가에게는 숨기는 것이 예의인 '과거' 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사람보다도 습관처럼 달라붙은 관계에 대한 애착이 더 커서, 또는 홀로가 된 외로움의 시간이 두려워 헤어지는 것을 주저한다고도 했다. 또 어떤 이들은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상대방이 먼저 헤어짐을 고하길 바라는 무의미한 눈치 게임을 해가며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꾸역꾸역 이어나간다고도 했다. 

민팀장은 그 중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마침표를 찍자 말한 것은 민팀장이었다. 

 

 

축약하자면, 처음에는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도 점점 성격차이로 식어가다가 권태기를 이기지 못하고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야기. (깔끔)

 

정국이의 시점 너머로 보는 윤기는 꽤 알쏭달쏭한 캐릭터로 보입니다. 얼핏 독자들이 보기엔 제일 정상인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친구도 들여다보면 정상적이지는 않아요. 얼핏 상냥한 부분이 있는가하면 꽤나 독선적인 부분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정국이와의 대화에서 잠깐 나오지만, 호석이와 헤어지기 위해 윤기가 택한 방법은 '단절'과 '회피' 입니다. 

 

나도 연락 안하니까 너도 하지 말라면서 하루 아침에 관계를 딱 끊어버리 연락 칼차단하고 만나주지도 않고서, 그게 제일 깔끔하니까 일방적으로 자신의 방법을 따르라고 하는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석이가 헤어질 준비가 되어있건 아니건 관계 없이 말이죠. 이 때문에 회사 앞까지 찾아와서 윤기를 기다리던 호석이가 정국이와 재회를 하게 되는 것이 이 이야기의 첫장면입니다. 

 

헤어지기가 무섭게 연락을 차단하거나, 정국이에게서 듣는 호석이 이야기에 순간적으로 동요를 했다가도 금새 마음을 바꿔서 이제 끝난 것이니 정말 신경 안쓰겠다는 듯 굴거나, 호석이가 이제 슬슬 지쳐서 나가 떨어질 때 쯤 되었는데 정국이가 나타나서 일을 그르치게 되었다고 대놓고 저격하거나. 그런 언동을 보면 사람이 매정한 면이 있는데, 그 면모의 밑바닥에는 상냥함이나 배려심이 있어서, 좀 복잡한 인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러한 윤기가 정국이의 이야기를 내내 곧이 곧대로 들어준 가장 큰 이유는 호석이에 대한 소식이 궁금했다거나 가운데 낀 정국이가 안되어 보여서라기 보다는, 이해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서 파악한 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 더 큽니다. 윤기가 정국이를 보는 시선은, 정국이 말 그대로, 세상 유별난 별종이나 외계인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정국이는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는 않은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기도 하거니와 ㅋㅋㅋㅋ 그것 외에도 윤기가 호석과의 관계를 통해 체득한 지론이나 생각을 몸소 반박하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정국이가 오랫동안 호석이를 짝사랑 해왔다는 것은 윤기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게다가 자존심 따위 내다 팔아버린 사람처럼 지나치게 희생적으로 호석이만 바라본다는 사고회로와 행동양식을 윤기라는 캐릭터는 손톱만치도, 정말 털끝만치도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윤기 스스로가 찾아낸 정국이의 행동의 이유는 모두 호석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세속적인 욕망 때문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정국이에게 내뱉으며 이 비겁한 관계를 끊어내고 세 사람 모두를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종용하는 것이 옥상에서 나눈 대화의 본질입니다. 정국에게 진짜로 그런 맘이 없던 것도 아니었기에 효과적으로(?) 정국이를 심리적 나락, 자기 혐오의 굴레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내었고... 그리고... 일이 그렇게 되어버렸넹... (무책임) 

 

윤기와 호석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본편에서 잘려나갔던 부분에서도 회자되듯,  둘은 정반대의 성향이나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헤어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도 그 성격차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이 반영된 것이 엔딩의 윤기인데, 결국 그는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은 사람을 찾아 결혼을 하게 되죠. (사실 쓰면서 민윤지 떠올렸다던가는 비밀...)

 

윤기 이야기는 거의... 본편 보조 설명 수준이네요... 이렇게나 구구절절 설명해야 한다는건 스스로 구상했던 이 생각들이 글에서 잘 표현이 안 되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정말로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근데 그나마 이 보조 설명도 중언부언 하는 것 같아서 자괴감이...

 

 

 

6. 호석 (노답 3호기)

 

Every night Every day
I'm swept away by the waves
Don't know what I'm thinking
Can't get you outta my head

내가 두려운 게
그대이든 그때이든
불같이 사랑할래 그댈 지금

 

 

...순서에 따라 노답 3호기라고 썼지만... 이님은 노답 3호기가 아니라 개노답 찐노답 ㅠㅠㅠㅠㅠㅠㅠㅠ

 

처음 이 이야기를 쓰려고 할 때 호석이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좀 있었습니다. 처음 트윗에 썼던 대로 아예 사람을 홀리고, 가지고 놀고, 이용하는 것에 아주 익숙한 전형적인 여우 같은 인물로 쓸 것인지, 아니면 지 딴에는 좋은 뜻으로 한 짓인데 결과가 진짜 사람 돌아버리게 만드는 고성능 답답이로 쓸 것인지. 결과는 아시다시피 후자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자의 경우라면 정국이가 그렇게까지 속앓이 안할 것 같아요. 그렇게까지 오랫동안이나 진심으로 좋아할 수도 없을 것 같고요. 또, 그런 사람이라면 정국이의 감정이 미움이나 분노, 애증 쪽으로 분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악역의 성격을 지닌 호석이라면 윤기에게서 정국이에게로 환승하는데 고민이나 별 죄책감도 없을 것 같았고요.

 

위와 같은 상황은 정국이를 한없이 비참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싶었던 이 글의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정국이가 더욱 자극적으로 호석의 손아귀 속에서 놀아나다가 그냥 어느 날 불쑥 사귀게 되는 결말 같은 것이 예상이 되는데, 그건 제가 원하는 만큼 정국이가 고통 받지 않아요. 그 사랑이 잔인하게 느껴지지도 않고요. (쓰는 사람이 악마) 그러니 아마 아예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원나잇 상대로 만났다던지 하는. 근데 그런건 좀 뭐랄까... 개인적으로 식상하기도 해서. (이쪽이 더 좋았을 분들이 많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지나가는 이 순간...)

 

그래서 탄생한 개노답 고구마 호석이... 이 역시 제가 쓴 호석이 중에 제일 깝깝하고 노답이고... 암튼 개인적으로는 가장 정나미 떨어지는 성격을 지닌 호석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 마음에 안드는 점이 한 둘이 아니지만, 가장 마음에 안드는 점은 윤기랑 헤어졌는데도 계속 연락하려고 하고 만나달라고 하는... 그런 구질구질한 그런 면이 제일 마음에 안듭니다 ㅋㅋㅋㅋㅋㅋ 물론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굴면서 회사 앞까지 찾아오지 않았다면 정국이를 만날 일도, 그리고 충동적인 복수심으로 그런 제안을 내밀 껀덕지도 없었을테지만요.

 

그리고 정국이를 찼으면 찼지, 계속 옆에 두고 있던 점도 마음에 안들어요. 심지어 그게 어장 관리가 아니고, 찐으로 그냥 애가 불쌍해서 챙겨주고 싶고 미안해서 그냥 잘해준게 진짜 죄가 깊어요. 마음도 없으면서 잘해주기는 왜 잘해줘. 여지는 계속 있어 보이는데, 막상 들이대서 고백하고 보면 또 아니라고 하고. 그래놓고는 또 잘해주고, 착각하게 만들고... 죄 많은 나픈 사람.

 

그러다보니 정국이는 환장을 합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악의가 없는 사람인 것을 아니까 네 탓이다 할 수도 없고. 뭔가 죄다 사랑에 빠진 자기가 잘못인 것 같고... 그럴 의도는 아니었으나 가스라이팅을 제대로 지핀 것이 아닌가... 

 

 

[쓰는 놈의 마음 : 아휴 우리 정국이 불쌍해서 어떠케...ㅎ]

[울보공 막 굴리는거 존맛]

 

 

이러한 호석이의 성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있다면 '우유부단' 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에서는 잘 표현이 안 된 것 같아 또 스스로를 반성합니다만...)

 

상편에서, 정국이와 두번째 만남 때, 사실 호석이는 이 만남을 그만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호텔에 들어와서도 문 앞에 서서 망설이고 있다가, 정국이가 하는 윤기 이야기에 혹해서 관계를 이어나가게 된 것이 두 사람의 나락같은 그 시작입니다. 그 때부터도 정국이가 하얀 거짓말을 섞어서 이야기를 했기도 하고요. 

 

그랬던 마음이 어떻게 변하게 된 것인지는 하편의 호석이의 말로서 모두 설명이 됩니다만, 그 때도 사실은 정말 정국이를 다시는 만나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좋은 추억으로 끝마무리를 내자 라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배려심을 가지고서... (아니... 왜 다시 만나냐고. 좋은 추억 마무리 필요 없으니까 그냥 안 만나고 애 좀 놔주면 안되냐고... 술 꼴아 박았다가 이번에야 말로 진짜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결국 애 우는거 보고 맘 약해서 무작정 기한도 없이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지만요. (그리고 몇 달도 아니고 몇 년 뒤에 나타남... 환장...)

 

이렇게 호석의 생각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진행된 것은 그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인데, 이런 면이 윤기와 참 안 맞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뭐, 그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결국 정국이랑 다시 만나서 해피엔딩이 되었기도 하지만요...

 

아무튼, 쓰다보니 내가 쓴 캐릭터 마구 뒷담화 한 내용이 되었습니다만 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런 캐릭터는 다시는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ㅋㅋㅋㅋㅋ 괴로워요 ㅋㅋㅋㅋ

 

 

 

7. 재회 이후...

 

언제나 엔딩 이후를 상상하는 저로서, 이 이야기 이후의 국홉이들이 잘 살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잘 살지 않을까, 라고 믿고 싶은 반면 조금의 우려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정국이 쪽이 그러한데, 어쩌면 지금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존될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조금 해봅니다. 낚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 말도 있는데, 정작 사랑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도 그 마음이 여전할까. 점차 현실적인 것들을 마주하며 더 나중에 권태기라던가 그런 고비들을 마주하게 되어서도 정국이가 지금처럼 호석이에게 절절할 수 있을까. 결국은 윤기와 마찬가지의 결말을 맞는 건 아닐까. 그런 우려들이 조금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머리 속에서 두 사람은 끝까지 해피엔딩일 것이라 믿습니다. 두 사람이 맺어지게 되기까지 겪은 경험들이 그 밑거름이 되어 앞으로도 꼭 붙어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8. 다음 이야기를 뭘 쓸까

 

아직 써야 할 글이 하나 더 남아 있죠. ADBA - DABD 하편을 마저 써야해요.

 

그것을 제외하자면 솔직히 요즘은 무지성으로 국홉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제가 잘 못쓰는 종류의, 현실감 없는 이야기들이라던가 (수인물이나 무슨 버스 라던가... 네임버스 쓰다가 중간에 막혀서 비공으로 돌렸던건 모른 척 해주시길) 아니면 그냥 단편으로 둘이 꽁냥대는 이야기라던가, 숫자 시리즈도 생각해둔 것도 있고. (다이아몬즈 언제나 이어서 쓰고는 싶은데 여전히 잘 생각이 안나서 방치 중) 정말 가벼운 시리즈물... 로코 같은 뭔가 그런 막... 암튼 무거운 이야기 말고 가볍고 산뜻한게 쓰고 싶네요. 개연성이나 복선 같은거 신경 쓰지 않고 마구 쓸 수 있는 내용으루다가... 소재는 잘 떠오르지 않지만. 혹시 나중에 제가 정말 뭐 생각 안나면 보고 싶으신 국홉 있으시냐며 소재 구걸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9. 마무리

https://www.vlive.tv/post/1-24317805

 

[V LIVE] 늦은 시간 호비 라이브

Try watching videos on BTS channel

www.vlive.tv

https://www.vlive.tv/post/0-24395159

 

[V LIVE] 정국이😊

Try watching videos on BTS channel

www.vlive.tv

 

휴! 다 썼다!!

 

순대볶음에 소주 하면서 홉온스랑 정국이 라이브 또 봐야지!!!! 아 진짜 정호석 미쳤다요!!! 홉온스 들고 왔을 때, 정말 온갖 근심과 시름이 모두 사라지고 홉뽕 충만해지는 기적을 다들 맛보셨으리라 생각해요. 그 뒤에 두번째 믹테에 대한 포부도 그렇고 진짜 마음에 대박 뽐뿌질 해주고 간 우리 호비...

 

그리고 제 국홉 세계관에서는 정국이도 이 호비 라이브를 분명 봤고, 그거 보고 삘 받아서 자기도 방구석 콘서트 라이브 한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콘서트 때 윙즈의 그 쾌감 쩔던 더블링의 순간들과 호비형을 떠올리며 그 순간 만큼은 정신적으로 듀엣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궁예라고요? 오바라고요? 알아요. 이미 국홉에 미친지 오래라 이 정도는 기본 탑재 콩깍지 기능이에요. 감안해 주세요. 너모 궁예라서 트윗에서도 입꾹닫 하고 있다가 온전한 제 집인 포타에서만 이렇게 후기 말미에 꿍얼꿍얼하는 걸로 만족하는 거라구욧! (부끄러우니까 조용히 해)

 

그럼 다들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 나름의 페이스로 또 국홉 써서 올게요! 그때까지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하게 즐기는 덕질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