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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Y, ME, MINE, MYSELF [완결]

i, my, me, mine, myself - 후기

by 1mpulse 2020. 4. 27.

I, My, Me, Mine, Myself 시리즈를 끝내고 쓰는 후기입니다. 역시나 나중에 혼자 읽으면서 실실 쪼개려고 써요. 아, 주접질이야 뭐, 늘 함께하는 것이구요. 지난번 사랑을 주세요의 후기처럼, 걸러들으시거나, 거르고 안 읽어 주셔도 됩니다. 후기는 정말 뽀너스 스테이지 같은거니까요!
이번 이야기는 시리즈는 제가 실험적인 부분으로 제멋대로 뿌려둔 의미나 복선 등이 많았던지라 무척 주절거릴거에요. 오글거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인간이 뭔 소리 하는지 못 알아 먹겠을 때도 있을 수 있어요. 괜찮아요. 그럴 땐 과감하게 거르시면 됩니다!

 

 

[I, My, Me, Mine, Myself 는 이런 내용]

그냥 그렇다고 치자

 

 

1.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이... 혼자서 글을 쓰다보면 정말 아...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재미 없는거 아냐?, 진짜 나 왜 취향 마이너야, 나만 좋아하는거 아냐? 그런 생각 들면서 어딘가의 동굴로 들어가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혼자 좋아서 파기 시작한 우물이긴 하지만, 누군가 내가 파는 우물을 잘 마셔주고 있는가, 내 우물은 마실만한 우물인가, 그런 것들이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죠. 아마 연성하시는 분들은 다들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래요. 이번 시리즈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중간에 잘 안써지고 원래 생각했던 것과 다른 쪽으로 스토리가 튀고 그래서 아 진짜 이게 다 뭐다냐 싶었던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하트 눌러주시고 댓글 써주시는 것들을 보면서 연성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드려요. 이 이야기가 완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다 읽어주신 분들의 하트와 댓글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그걸 알아요. 그, 댓글은 남기는데는 나름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리고 꽤나 번거롭고 수고로운 일일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너무나도 감사하게 매번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그 댓글에서 제가 다음편을 쓸 동력을 얻었습니다. 하트도요! 하트도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판 우물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해요! 그걸 볼 때마다 전 외롭지 않다고 느껴요!
이런 제가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한 마음은 표현할수록 좋다는 것이 저의 모토이기에.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안 부담스러우실 만큼만, 그리고 괜찮으신 분들은 제가 드리는 만큼 다, 저의 감사하는 마음을 받아가셨으면 좋겠어요. 홉른 맨날 하자!!!! 캄사해요!! 코마워요!!!

 

 

 

2. 타임라인

 

전작 '사랑을 주세요' 에서도 하던 버릇 못 버리고 시간순이 엉망진창으로 오락가락 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점선을 두고 위와 아래가 다른 시간대라는 개념이었어요. (한 번이라도 타임머신 안 태울 순 없는거냐...) 1편은 점선이 아니긴 했지만 5편의 마지막을 묘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걸 안 넣었으면 좀 더 쉽게 엔딩이 났을거여...! 크으윽 멍청한 과거의 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5편上 - 2편上 - 3편上 - 1편 - 2편下 - 3편下 - 4편上 - 6편上 - 4편下 - 5편下 - 6편下 - (히든 엔딩)

......?
몬소리야?
몬데 더 복잡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5편 윗부분의 윤기와의 과거 장면만 제외하자면 이 이야기는 다같이 사는 것을 기준으로 1년 이내에 벌어진 일입니다. 겨울 - 여름 - 가을 순으로요. 겨울에 눈이 많이 왔고요 (지민), 여름엔 비가 안왔구요 (태형), 가을엔 단풍이 진하게 들었죠 (정국). 따라서 여름에 호석이가 연구원 인턴으로 나갔다가 8월 말에 학교로 돌아온 참에 새 집을 구해서 막라들을 룸메이트로 모은 것이 1편의 시점입니다. 

 

 

 

3. 초기 구상 VS 최종 구상

 

이 시리즈를 쓰게 된 계기는 넘나 소중한 리퀘스트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주제는 '막라홉' 이었어요. 리퀘스트 주신 곡물귀리님께 감사드려요. 처음 받아보는 리퀘스트였고, 일단 쓰고싶은 구성대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만, 중간에 이야기가 초기 구상과는 다른 쪽으로 튀게 되면서 슈홉이 들어가게 되고 국홉으로 엔딩이 나게 되어버렸습니다. 초기 구성은 이미 2월달에 5편 완결로 예정이 되었던 이야기인데다, 원래는 아무와도 연결이 되지 않는 가볍고 코믹한 막라홉 엔딩으로 끝이 날 계획이었어요. 그랬는데,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예에....

 

[이야기가 구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자 멘붕이 온 모습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고, 이 밑으로 설명할 예정입니다만, 이야기가 틀어지게 되면서 걱정이 더 컸던게 사실입니다. 막라홉 리퀘였는데 슈홉 끼얹어도 되는건가? 갑자기 국홉으로 이야기가 엔딩 나도 괜찮은건가? 원래 편당 5~6000자에 5편 분량이었는데 왜 이렇게 이야기가 정리가 안되지? ....1편이랑 끝편이랑 분위기 너무 다른데 나 이래도 괜찮은거임...?
...끝마쳤는데도 여전히 걱정이 많아요. 

 

초기와 현재의 구상 중 가장 큰 다른 점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왁자왁자 코믹 엔딩 VS 찜찜한 엔딩
2. 아무와도 연결되지 않는 막라 VS 국홉
3. 윤기가 최종 보스 VS 윤기도 피해자
4. 점점 단합해 가는 막라 VS 모두의 흑화

 

초기 구상과는 180도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3편 후반~4편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아마 느껴지실 거에요. 아마 배신 당했다고 생각하실 분 들도 계실 것도 같고... 그래서 탈주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고... 그런 분들께 죄송하고 그래요.
그리고 지금 이 후기를 처음 읽고 계신 분들은 6편의 엔딩까지만 아실 것이라 생각하기에, 저 위의 히든 엔딩이나 모두가 흑화한 찜찜한 엔딩이 무슨 말인지 모르실 거에요. 그것은 이 후기의 제일 후반부에 이야기 할 히든 엔딩 파트를 말합니다. 그 부분을 참조해 주세요.

 

 

 

4. 제목

 

혹시 알고 계십니까. 제목이 계속 바뀌었다는 것을...?
I, my, me, mine,
i, MY, me, mine,
i, my, ME, mine,
i, my, me, MINE,
i, my, me, mine, MYSELF
I, Mine
그래서 사실 이 이야기의 정확한 제목은 '1인칭 대명사' 라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각각의 제목이 누구를 의미하고 있는지 꽤 투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닝가?

 

[그냥 납득해주시길 바라는 마음]

 

[물론 이럴 분들이 더 많을 것도 같다]

 

 

 

5. 지민/겨울/MY

이 작품에서는 막라들의 키워드가 되는 대사가 각각 두 번 나옵니다. 호석이가 처음 룸메이트를 제안하는 부분과 개개인의 계절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 입니다. 

 

세 명 중 유일하게 지민이는 같은 말을 두 번 해요. "나의 사랑하는 호석이 형". 이 문장에서의 '나의' 가 'My' 에 해당하는 부분이죠. 지민이의 인물상은 여기서 결정 되었습니다.
'나의' 의 뒤에 붙는 말은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해요. 예를 들면 '미워하는', '좋아하는', '바보같은' 등등, 'XX하는' 이나 'XX스러운' 등이 들어가는 말은 다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사랑하는' 이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사용한 지민이는, 사실 가장 순정파이자 속으로 가장 아프게 앓고 있는 인물 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감정의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같은 선택지만을 고르고 있다는 의미거든요. 이에 따른 보상심리로 인해 지민이는 집착이 가장 심하고, 가장 신경질적이며, 가장 통제를 하려 드는 인물 입니다. 심지어 계절 파트의 지민이는 셋 중 유일하게 죽음을 이야기하는 인물이죠. 

 

따라서 호석이의 과거와 마지막 맹세를 보면 지민이는 가장 이어지면 안되는 인물상입니다. 가장 강력하게 자신의 마음을 어필하고 있지만 호석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본능적으로 그런 부분을 호석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이야기가 민홉으로 엔딩이 났다면, 그 이야기의 끝은 죽음으로 귀결됐을 것입니다. 

 

본디 아무와도 이어지지 않았다면 그저 조금 집착이 심하고 욱하는 캐릭터로 끝났을 것 같은데... 국홉이 되어버린게 문제네요. 다 저의 부덕함 때문입니다... 미아네 찌미나...

 

 

 

6. 태형/여름/ME

태형이의 대사는 "저를 생각해 준 거에요?" 와 "형이 나만(을)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이 두가지죠. '나를' 에 해당하는 'Me' 입니다. 이 목적격인 Me는 전치사와 함께일 때 다양한 쓰임새를 보이는 대명사죠. 예를 들면 With me, About me, Of me 모두 Me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어로 치환하면 다 다른 의미를 띄고 있습니다. 나와 함께, 나에 대해, 나의. 그렇기에 태형은 가장 예측하기 힘들며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계절 파트에서 유일하게 묘사되는 장소가 크게 전환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원래 살던 동네의 마트에서 시골의 불꽃놀이까지 단숨에 달려가죠. 한시간 반 걸려야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묘사가 있는데, 미국에서 차 타고 한시간 반 걸리는 곳은 약 100마일 정도 떨어진 곳을 예상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대략 위치적으로 서울에서 충남 금산까지 가는 정도라 할 수 있겠네요. 이처럼 변화무쌍한 태형이는 그야말로 트릭스터죠. 그러한 다양함과 혼돈 때문에 호석은 태형과 함께 노는 것을 재밌어했습니다. 

 

계절 파트에서 태형은 자신을 인공위성이라 표현합니다. 호석을 일정거리에서 늘 지켜보고 빙글빙글 배회하고 있다는 의미는, 호석이 누구와 사귄다는 사실은 태형이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호석을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며, 원할 때는 마음의 연료, 즉 호석의 관심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어 낼 인물입니다. 슈퍼 관종 그리고 자신에게 할당된 호석의 애정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태형은 나머지 둘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와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태형이는 나머지 둘의 속을 뒤집어 놓았겠죠. 최고의 선택지는 뷔홉 엔딩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기엔 태형이는 호석이와 함께한 시간이 나머지 둘에 비해 너무 적었어요. 기회의 부재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태형이라는 인물이 갖는 강점이 이 경우엔 반대로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걸 본인도 잘 알고 있었구요, 그렇기에 룸메 생활을 시작한 건데, 아......

 

 

 

7. 정국/가을/MINE

상기 두 인물과 같은 패턴으로  정국이는 Mine 입니다. "내거라고 나랑 약속한거에요?" 와 "호석이 형은 내꺼." 1인칭 대명사로서의 Mine은 뜻이 아주 명확합니다. 오로지 '나의 것' 이라는 한가지 뜻 밖에 없어요. 따라서 부차적 선택지가 있음에도 선택하지 않은 지민이의 인물 설정과는 달리, 정국이는 선택지 자체가 애초에 하나 밖에 없는 인물입니다. 호석이 말고는 다른 대안은 존재하지 않으며 호석이 자신의 것이 되기까지 취하는 행동이란 속으로 앓으면서 그냥 기다리는 것 입니다. 계절 파트에서 자신의 마음을 나무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은 그와 같은 맥락이죠.

 

계절 파트 마지막에 호석이의 입에 입맞추는 장면이, 정말로 고민이 많았던 장면입니다. 한 사나흘 고민한 것 같아요. 이마에 해야하나, 입에 해야하나로요. 그게 엔딩의 큰 분기점이었어요. 이마에 했으면 아무와도 연결이 안되는 엔딩, 입에 했으면 국홉 엔딩. 

 

왜 고민을 했느냐 하면... 첫번째로 스토리상의 이유를 들자면, 1편 초반의 윤기의 대사가 3, 4편을 쓸 때 쯤 굉장한 걸림돌이 되고 있었습니다.... 저 대사가 나오려면 윤기가 다시 나와야 하고, 윤기가 다시 나와야 할 이유를 생각하다보면 부차적인 이야기를 담아야 하고. 그러면서도 막라 세 명의 관계 역시 어떤 의미로든 변화가 있어야 하고. 초반 구상 때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막라 세명의 관계가 진행이 되다 보니 -단합은 커녕 점점 사이가 안 좋아지는 세 명...- 이게 이렇게 스노우볼이 굴러 엔딩 쓰기 벅차게 될 줄은 몰랐죠... 그래서 4편 후반부는 제일 못나게 쓴 파트입니다.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 갈 지 간잽이하면서 갈팡질팡 헤메고 있는게 눈에 다 보여요. (어느쪽으로든 구를 수 있게 여기저기 떡밥을 죄다 뿌려놓은 느낌적인 느낌... 덕분에 호수는 떡밥으로 오염이 되었지... 흑흑 다시 읽기 넘나 괴로워 ㅜㅜ)

 

두번째로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의 이유라면...

국홉뽕이 차오른드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

 

....네.... 너무나도 그 타이밍에 뽕차오르는 영상을 봐서.... 이걸 봐 버린 것이 큰 동기를... 그냥... 눈깔이 돌아버렸었던 이유로...(투명한 이유)

 

그렇다고 무턱대고 국홉으로 끼워맞추기 위해 스토리를 쓴 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껏 다른 두 명 + 과거의 윤기까지 호석이에게 나름 각자의 스타일대로 어필을 충분히 해 왔었죠. 나머지 세 명과 정국이의 다른 점이 무엇이기에 통과가 된 것인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무척 단순하게도, 정국이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띠용... 그러나 운도 실력이지라)

 

호석이의 틈새를 파고 들 수 있었던 것은 '흔들다리 효과' 때문입니다. 흔들다리 효과란, 긴장 상태에서 누군가와 함께 있을 경우에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으로 흥분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해 그 긴장 상태를 자기와 함께 있는 사람 때문에 생기는 사랑의 감정이라고 착각해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무위키에 써있는거 긁어왔어요) 
어두운 밤길을 무서워하던 호석의 옆에 정국이 있었던 것이고, 하필 그 타이밍에 뽀뽀를 했고, 결국 평소와는 다른 감정을 인식해버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새끼 오리가 처음 본 것을 어미로 인식하듯, 처음 각인된 그 감정은 호석의 안에서 영원히 박제된 것이죠.

 

또 다른 큰 이유로는, 호석이는 윤기의 말이 비과학적이라 싫다 안믿는다 하지만 착실하게 그 말들을 다 귀담아듣고 조심하거나 잘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5편의 과거의 윤기의 대사

 

"나도 몰라, 이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같은 새끼야! 개구리 왕자 같은 새끼야! 너 지키는 새끼들 중 하나랑 키스해서 사랑에 빠지던가! 그 새끼랑 지뢰 위에 평생 발 올려두고 같이 살던가!!" 

 

는 호석이의 무의식에 걸어놓은 윤기의 저주입니다. 결국 뭐, 키스했더니 사랑에 빠진거죠... 호석이의 사랑은 앞으로 영원할 것입니다. 호석이가 그렇게도 맘에 안들어하는 동화처럼 말이죠. (다만 여전히 자기가 우선이고 남의 감정에는 둔하고 무심한게 문제지....)

 

결국 정국이가 운이 오지게 좋아서 호석이 마음에 비집고 들어간 것입니다. 다른 누구든 호석이를 귀신에 집에 끌고 들어가서 거기서 키스했으면 호석이는 다 넘어갔을... 크흠.

 

근데 정국이 빼고는 만난게 몇 년인데 시도조차 안했잖아? 윤기는 시도하려다가 지레 도망쳤고. 그럼 애초에 자격없는 거임. ㅇㅇ

 

참고로 정국이의 테마인 'Mine' 은 소유대명사 외에도 '지뢰' 라는 뜻을 가진 동음이의어가 존재합니다. 왜 이러한 복선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윤기가 호석이에게 한 발 더 내딛지 못한 이유와 일맥상통 합니다. 그 한 발을 내딛는 순간, 지뢰를 밟은 것처럼 발을 떼지도 못하고 계속 그 자리에서 고통받게 될 것을 암시하죠. 입에 뽀뽀한 순간 트랩 카드가 발동해 버린... 그런 겁니다.

[뽀뽀는 희생된 거다...]

 

 

 

8. 윤기/MYSELF

윤기의 테마는 Myself 입니다. 1~4 편까지의 제목에는 Myself 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그 뒤에 쉼표가 붙어있습니다. 윤기는 숨겨진 존재 같은 인물이었죠. 그래서 5편은 제목부터 전체 내용 모두가 오롯이 윤기에게 집중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Myself는 윤기 자신을 뜻하며, 호석을 아끼고 애정하고는 있으나 그보다 더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임을 암시합니다.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자신이 짊어질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에 섣불리 손을 못대죠.

 

그렇기에 윤기는 호석의 도화살에 대한 메카니즘을 간파하고 스스로를 분리하고 벗어나려 계속 시도하는 인물이죠. 계속 실패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윤기의 이러한 면 때문에 현 시점에서 윤기는 호석에게 가장 신뢰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쫓아서 미국까지 유학을 왔고, 하는 말은 이래 저래 토를 달긴 해도 곧이 곧대로 다 믿으며, 상담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게 윤기니까요. 호석의 그런 면은 또 잘 모른다는게 윤기의 가장 불쌍한 부분입니다.

 

또한 윤기는 이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정하는 인물입니다. 이 이야기 내에서 처음부터 윤기는 애기 무당이자 예언가로서의 역할로 배정되어 있었어요. 그의 예측은 늦든 빠르든 모두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없게 되었죠..... 5편을 쓰기 전까지는 그래도 다들 왁자왁자 해피 엔딩으로 끝내야지! 하는 계획이 아직 살아 있었어요. 그런데 상기한 윤기의 인물상을 따라 글을 쓰다보니... 이 친구가 그만 저주를 내려서... 심지어 과거에 한 번, 현재에 한 번... (지가 써놓고 윤기탓 하다니 양심 어디? 판사님한테 고양이가 타자쳤다고 할 기세일세?)

 

상기한 부분을 토대로 키스를 했으면 이루어졌을까? 에 대한 결론은, 아마 안됐을 겁니다. 첫째로 윤기는 키스 이상을 할 생각까지 했었고, 그랬으면 호석이의 과거의 트라우마를 깨우며 배드 엔딩으로 직결 되었을 겁니다. 두번째로 예언에 관련하여, 윤기의 예언은 키스 사건 미수 이후에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윤기 자신에게는 적용이 안됐을 겁니다. (키탈저 사냥꾼의 저주...) 세번째로 여기서 윤기가 미수로 그쳤고 호석이 그것에 대해 이해는 못해도 나름의 이유를 생각은 했었기에 윤기는 호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으며 그것이 이 모든 이야기의 파운데이션이 됩니다.

 

그러니까 음.... 밍융기 화이띵~!

 

 

 

9. 호석/I

I는 유일무이하며 오롯이 자신만을 나타내는 1인칭 대명사이기에, 호석이는... 지빠께 몰라여... ㅜㅜㅜㅜ 

 

호석에게는 남자들에게만 통하는 도화살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청소년기에 안좋은 기억이 있으며 (약 중고딩 때), 그 트라우마로 남자들 한정 연애뇌가 동결되어버린 인물이라는 설정은 호석이라는 인물을 처음 구상할 때부터 있었습니다. 이유 없이 눈치가 없는 인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원래 구상한대로 간다면 그러한 뒷배경에 대해 조금도 나올 일 없이 끝났겠지만, 엔딩이 바뀌게 되면서 5편과 6편에 슬쩍 언급하는 정도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호석이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이 없어요. 너무나 강렬한 설정이기 때문에 다른 네 명처럼 인물상에 따라 시뮬레이션 하여 쓸 필요가 없이 그냥 수학 공식같이 쓴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일 때 이 인물이라면 어떻게 할까? 라는 가정이 6편을 제외하고는 호석이라는 인물에게는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기계적인 인물이거든요.

 

 

10. 곧 컴백

인물 설정이 어떻고 복선이 어떻고 진엔딩이 어떻고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며칠 뒤면 방탄이 컴백하고 새로운 앨범 시리즈가 시작되는데요...! 막 마음이 호식이 호식이 하지 말입니다... ㅠㅠ 
아무쪼록 홉른 떡밥이 하늘에서 장대비처럼 쏟아지길 바라며...! 내 죽기 전 소원이 있다면 국홉이 듀엣으로 커버곡이든 음원이든 내줬으면 좋겠어...! 그럼 내가 막 연성을 포크레인이 된 기세로 할텐데...! 

 

그럼 우리 모두 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돌아오는 컴백을 즐겨요!! 

 

여기까지 정독해 주신 분이 계시다면, 본편도 후기도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우리 또 만나요!!!

 

[2019.04.09 작성]